가수 겸 화가 권지안(솔비)와 최재용 작가가 자신들의 협업작을 둘러싼 표절 의혹에 정면 반박했다.권지안은 12월 4일 바르셀로나 국제 아트페어(이하 FIABCN)에서 열린 '2021 바르셀로나 국제 예술상(이하 PIAB21, The Premi Internacional d’Art de Barcelona)'에서 '그랜드 아티스트 어워드' 상을 수상했다. 메인 작가로 초청받은 권지안은 개인 작품 '저스트 어 케이크(Just a Cake)' 시리즈 '피스 오브 호프(Piece of Hope)' 총 13점, 설치 미술가 최재용과 함께 협업한 설치 작품 'Axe of Hope'(액스 오브 호브)를 선보였다.권지안의 수상 소식에 축하가 쏟아진 가운데 화가 겸 유튜버 이진석 씨는 8일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솔비와 최재용 작가의 협업작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해당 작품이 일본 화가 시오타 치하루의 작품과 흡사하다며 ""갤러리에서 솔비를 대형 작가로 만들고 싶은 것 같은데 남의 작품을 베끼거나 이런 식으로 하면 안 된다. 솔비가 대단한 화가인 것처럼 포장하니까 사람들은 진짜 대단하다고 한다"고 주장했다.이진석 씨는 "솔비가 대상을 받은 아트페어는 대단한 권위가 있지 않다. 작가한테 부스비, 참가비를 뜯어내 딱 전시 이틀 하고 주는 상이 무슨 권위가 있겠냐"며 "우리나라로 따지면 소형 아트페어에 나가 상을 탄 것"이라고 덧붙였다.이에 최재용 작가는 9일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SNS를 통해 "시오타 치하루 작가 분과 내 작업을 연결해 언급한 것에 대해 이야기를 좀 하고 싶어 이렇게 직접 글을 쓴다"며 표절 의혹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최재용 작가에 따르면 시오타 치하루 작가의 작품은 실로 작업한 공간 미술이고, 최재용 작가의 작품은 스트롱핀(옷 살 때 태그에 거는 투명 고리)을 연결해 완성한 설치 미술이다. 최재용 작가는 일시적으로 쓰이고 쉽게 버려지는 스트롱핀을 보고, 연결과 관계, 인간 사회성에 대한 고찰을 담은 'Mass'(대중) 시리즈 작품들을 만들어왔다. 해당 시리즈에는 사람이 스트롱핀처럼 쉽게 버려지거나 끊어져 마치 이 사회에 필요 없는 존재처럼 느껴지는 현상, 그러나 이를 엮음으로써 새로운 기적을 만들어나가는 과정 등이 투영돼 있다.최재용 작가는 "스트롱핀을 오브제로 삼은 내 작업은 2009년부터 시작해 유럽 곳곳에서 전시를 열었고, 크게 주목은 받았지만 그 당시 난 학생이었다. 시오타도 계속 전시를 해왔겠지만 큰 한 번의 국가관으로 참여한 베니스 전시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그렇기에 이미지상으로 봤을 때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래서 내 논문에도 이미지적으로 비슷한 작업으로 시오타 작업을 언급을 한 적도 있다. 하지만 내용적이나 재료적이나 내용은 전혀 다르다. 표절이라고 언급하는 말을 듣는 것 자체가 기분이 너무 좋지 않고 권지안 작가와 바르셀로나에서의 작업 자체가 표절처럼 언급돼 그동안의 노력과 결과들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것들이 가슴이 아프다"고 설명했다.솔비와 협업한 최재용은 2009년 인천가톨릭대학교에서 조소를 전공한 후 2011년 독일에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작가다. 독일 라이프치히 국립미술대학교에서 설치미술 전공을 수석으로 졸업했으며 마이스트(박사) 과정을 밟았다. 2012년부터 2013까지 진행된 제7회 아르테 라구나(ARTE LAGUNA) 국제 예술상 공모전에서 특별상을 수상한 그는 라르고 바라케, 나폴리 (Largo Baracche, Napoli) 개인전을 진행했다.솔비 측 역시 일련의 주장과 의혹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FIABCN 측이 참가자들에게 최소 900유로(한화 약 120만 원)의 부스 대여비, 550유로(한화 약 75만 원)의 참가비를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솔비의 경우 공식 초청을 받고 참여한 메인 작가이기에 부스 대여비나 참가비를 내지 않았다는 것.솔비 측은 10일 뉴스엔에 "지난 2월 바르셀로나 국제 아트페어 조직위에서 12월 3일과 4일 열리는 아트페어에 초청하고 싶다고 정식으로 공문을 보내왔고, 초대를 받았다"며 "바르셀로나 국제 아트페어와 연계된 PIAB는 2011년도 가우디의 걸작인 카사 바트요에서 시작해 올해 전시까지 10년이 된 바르셀로나에선 권위 있는 예술 행사다. 올해 FIABCN에는 뉴욕·유럽 등 해외의 갤러리들이 참여했고, 그 갤러리에서도 한국의 유명한 작가님들과 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출품했다. 그중 황란 작가님, 백연희 작가님 등의 작품이 출품됐다"고 설명했다.이어 "한국에서도 미술대전에서의 상을 받으려고 참가비를 내며 경합한다. 어떤 아트페어든 그곳에 참여하기 위해 부스비를 낸다. 한국의 작가가 작품을 인정받아 해외에서 초청을 받았고, 참가비 없이 참여했으며 그 작품성 또한 다시 인정받아 상을 받았다. 어떤 아트페어든 한 도시의 이름을 걸고 진행하는 것은 그 규모가 입증된 것"이라며 "KIAF아트서울, 아트부산 등 지자체의 이름은 그 아트페어의 격을 알려주는 것이다. 올해 급작스럽게 심각해진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주최 측에서 예상했던 관객들이 찾아오지 못했다. 실제로 작가들 중에서도 참석하지 못한 분들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에 많은 관람객들이 찾아와 작품을 감상했다"고 덧붙였다.솔비와 최재용 작가의 협업작 'Axe of Hope'이 일본 작가 작품을 표절한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솔비 측은 "권지안은 케이크를 모티브로 희망과 염원을 담는 초 작업을 더해 'Just a Cake' 시리즈를 이어나가고 있다. 이진석이 언급한 시오타의 작품을 표절 의심 관련한 작품은 최재용 작가의 'Mass' 시리즈"라며 "시오타의 경우 실로 작업을 하지만 최재용 작가는 스트롱핀으로 작업을 한다. 스트롱핀 작업은 2009년부터 시작했으며, 유럽 곳곳에서 전시를 열었다. 이와 관련해 독일 신문 1면을 장식하기도 했다. 시오타의 작업은 2015년부터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미지가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표절을 언급한 것에 대해 최재용 작가도 굉장히 불쾌해하고 있다"고 밝혔다.솔비 측은 이슈를 재생산하는 일부 유튜버들 같은 사례가 지속되지 않도록 변호사를 선임해 논의를 진행 중이다. 루머 조장 행태에 대해 묵과하지 않고 강경하게 대응할 계획이다.한편 솔비는 'PIAB21' 일정을 마무리하고 스페인에서 귀국, 자가격리를 이어가고 있다. 솔비는 9일 SNS를 통해 "바르셀로나 전시는 올해 초부터 초청레터를 받고 가는 전시라 현지 관계자들의 기대도 있었기에 그곳에서 작업도 하며 준비도 잘하고 싶었고 기대감과 설렘도 가득했다"고 말했다.솔비는 "동행해준 친구 최재용 작가는 2009년부터 택에 달리는 스트롱핀을 작업재료로 설치 작업을 해오고 있다. 관계, 번식이라는 개념의 작업을 하는데 작업 내용 중에 택에 달린 스트롱핀처럼 쉽게 버려지는 것일지라도 뭉치면 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게 돼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의미도 있다. 할머니가 떠나신 다음날 아이러니하게도 재용 작가의 아기가 탄생했다. 눈물짓고 웃음짓고, 슬픔과 행복의 반복이 삶이 아닐까 싶다"고 밝혔다.이어 "편한 길이 있는데 왜 돌아가냐는 말을 들었지만 편할 때가 가장 불안정하다. 어떤 길을 선택하든 쉬운 건 없다고 생각한다. 불안정함 속 안정을 찾는 것이 익숙하다 보니 그런 말에 잘 속지 않는다. 뚜벅뚜벅 내 길 걷다 보니 스페인에서 미술로 상도 받고 엄마가 장하다고 한다. 항상 반대했던 엄마에게 칭찬받으니 행복하다. 우리 자신의 선택은 항상 옳다"고 덧붙였다. 출처 : https://www.newsen.com/news_view.php?uid=20211210094107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