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립경주박물관장 “구도 엉망이고 색 가벼워… 대부분 위작”강우방 교수 “엽서화 40점 모두 위작, 회화는 30여 점이 가짜”국립현대미술관 “1979년 발간된 도록에도 엽서화 총 78점 실려”▲13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리고 있는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이중섭’ 전시에서 관람객들이 이중섭 화가의 엽서화들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사진=남충수 기자] ⓒ스카이데일리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전시하고 있는 이중섭 화가의 그림 대부분이 가짜란 주장이 제기돼 국내 미술계에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14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 따르면 올해 8월12일부터 내년 4월23일까지 서울관 1전시실에서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이중섭’ 전시회를 열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삼성그룹 고 이건희 회장의 유족에게 2021년 4월 기증받은 작품 중 이중섭 화가 작품 90여 점과 미술관 측에서 기존에 소장하고 있던 10여 점을 모아 100여 점으로 구성한 전시회다. 전시에서는 이중섭의 작품세계를 1940년대와 1950년대로 나눠 소개한다. 이번 전시는 이건희 컬렉션을 중심으로 양질의 한국미술을 소개하고, 대중에게 희소가치가 높은 작품의 관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와 관련, 국내 최고의 미술사학자로 평가받는 강우방 교수가 이건희 컬렉션에서 전시되고 있는 작품 대부분이 ‘위작’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강 교수는 1941년생으로 서울대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 미술사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그는 32년간 고미술 관련 공직에 몸을 담았으며 이화여대 대학원 초빙교수도 역임했다. 국립경주박물관 관장과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 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 이번 전시 작품 100여 점 중 70여 점이 위작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위작이라고 보는 작품은 고(故) 이건희 회장의 유족이 기부했던 것들이 대부분이고 기존에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던 작품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중섭 작품들은 엽서화를 전시해 놓은 공간을 비롯해 일반 회화와 소품 전시방, 그리고 담배 은박지 위에 날카로운 물건으로 그린 은지화 전시방 등 총 3개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전시되고 있는 이중섭 화가의 <두 아이와 물고기와 게>. 강우방 교수는 이 작품 또한 이중섭 화가의 진품이 아닌 위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강 교수는 “엽서화 전시 공간에 있는 작품은 40여 점 모두 위작이고, 일반 그림과 소품을 전시해 놓은 방에는 30여 점이 위작”이라고 주장했다. 강 교수는 “다만 은지화는 조명이 어둡고 작품도 작아서 진품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이중섭 작품 전시를 홍보하기 위해 내세웠던 작품인 ‘두 아이와 물고기와 게’ 그림조차 위작이라고 보고 있다. 강 교수가 위작이라고 주장하는 근거는 우선 이중섭의 엽서화가 처음 미술계에 등장했던 시기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2005년 리움박물관 전시회에서 이중섭의 엽서화가 처음 등장했다. 공신력이 높은 리움미술관에서 이중섭의 엽서화가 나오자마자 이중섭 화가의 다른 엽서화가 우후죽순식으로 국내 미술계에 대량으로 쏟아져 나왔다는 것이다. 그는 또 그림들의 작품성을 위작의 근거로 꼽는다. 강 교수는 “전시 중인 그림 대부분이 구도가 엉망이고 선은 날림이며 색은 가벼워서 들떴으며 모든 요소가 힘이 없다”며 “가장 나쁜 말을 다 동원해도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경박하고 추해서 도저히 이중섭 작품이라고 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중섭 화가의 초기작품이라 완성도가 다소 떨어진다는 미술계 반론에 대해서도 그는 재반박했다. 그는 “미술계 관계자들을 만나 해당 전시 작품들 대부분이 위작이라고 말했지만 이들은 ‘이중섭 화가의 초기 작품이어서 그렇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강 교수는 “대부분의 뛰어난 예술가들은 완성한 시기의 작품 못지않게 초기작품이 더 좋다”며 “전시된 그림들 대부분은 이중섭 화가가 일본에서 유학 후 졸업하고 나서 그렸다는 그림인데, 당시 일본에서는 기초적인 트레이닝을 잘 시켰기 때문에 초기작품이 더 혈기왕성한 게 일반적”이라며 위작 주장에 힘을 실었다. 그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하는 전시회라 일반 국민도 믿고 보는 전시지만 위작들이 넘쳐나 가슴이 아프다”며 “국민 모두가 사랑하는 이중섭 화가가 위작 더미에 묻혀 서서히 매몰돼 몰락하는 것을 더 이상 두고만 볼 수 없어 직접 나서게 됐다”고 강조했다. 강우방 교수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삼성 측에서 이중섭 화가의 가짜 작품들을 거액을 들여 사들였던 셈이다. 국립현대미술관 또한 일반 국민에게 위작을 진품이라고 보여준 꼴이 돼 논란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중섭 화가 위작 논란에 대해 국립현대미술관 측은 기증 당시 전문감정을 받았고 전문가 자문회의까지 거쳤기 때문에 사실무근이란 입장이다. 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에 출품된 엽서화들은 대부분 1979년 미도파백화점 화랑에서 개최된 ‘이중섭 작품전’에 출품된 그림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1976년 주요 일간지 기자들이 일본을 방문해 이중섭 화가의 아내인 마사코 여사가 보관하던 엽서의 존재를 알렸다”며 “마사코 여사가 방한해 인터뷰할 때 엽서화의 내용도 기사에 실렸다”고 덧붙였다. 미술관 측은 또 “1979년 당시 발간된 도록에 엽서화 총 78점이 실려있으며, 이 중 34점이 현재 미술관에 전시된 작품과 동일하다”고 강조했다. 출처 : https://skyedaily.com/news/news_view.html?ID=1765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