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9년 스웨덴 태생 美팝아트작가햄버거·빨래집게 등 일상품을거대 조각으로 낯설게 하기 기법공공미술로 논쟁 거리 만들기도2006년 청계천 앞 '스프링'설치 서울 청계천 초입 다슬기 모양 대형 조형물 '스프링(Spring)'으로 유명한 조각가 클래스 올덴버그가 미국 뉴욕 맨해튼 자택에서 18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93세. 고령의 작가는 한 달 전쯤 엉덩이뼈 골절상을 입은 후 병상에서 누워지냈던 것으로 알려졌다.1929년 스웨덴에서 태어난 올덴버그는 생전에 '팝아트의 살아있는 마지막 거장'으로 불리울 정도로 세계 미술사에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는다.예일대에서 문학을 전공하고 1956년 뉴욕으로 이주한 그는 빨래집게나 숟가락, 담배꽁초, 립스틱, 햄버거 등 일상 속에서 익숙한 사물들을 예술로 끌어들여 팝아트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올덴버그는 "폭력적이든 웃기든 간에 인간 그 자체를 닮은 예술을 하고 싶다"고 밝혀 당시 예술계 주류였던 추상표현주의에 대적했다. 그는 평범한 일용품을 거대하게 확대시키거나 단단한 형체의 대상을 부드러운 재질의 조각으로 만들어 유머러스하게 고정관념을 뒤집는 다양한 시도를 했다. 광고와 소비문화를 흡수해 조형언어로 흡수한 그는 앤디 워홀이나 로이 리히텐슈타인보다 더욱 강렬하다고 평가받고 제프 쿤스 등 후배 작가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항상 새로운 아이디어로 예술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 주목받았다.특히 그의 작품은 많은 이들이 오가는 공공장소에 많이 설치돼 유명세를 더했다. 미국 필라델피아 시청사의 '빨래집게(clothespin)'(1976)와 독일 카셀 도쿠멘타의 '곡괭이'(1982), 미국 미네아폴리스의 '스푼브리지와 체리'(1988), 도쿄 국제전시센터의 '톱, 톱질'(1996)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하지만 그의 창의적인 시도는 공공예술에 대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특히 미국 독립 200주년을 기념해 필라델피아에 세운 약 14m 높이의 청동조각 '빨래집게'는 설치 당시 거부감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현재는 필라델피아를 상징하는 조각이 됐을 뿐 아니라 높이 약 3m의 이 조각 소품이 지난 2015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약 364만달러(약 47억원)에 팔리기도 했다. 그는 큐레이터이자 미술사학자인 코셰 반 부르겐과 1977년 결혼한 후 30여년간 협업하며 작업했다. 부부는 1985년 베니스에서 스위스칼 모양으로 배를 만들어 실제로 항해하는 퍼포먼스를 보여줘 주목 받았다.올덴버그는 국내에서도 지난 2012년 서울 청담동 PKM트리니티갤러리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가진 바 있다. 당시 청계천 조각 '스프링'(2006)의 컨셉 드로잉에서 물방울에서 조개 껍데기, DNA 나선리본으로 변모하는 조형물의 진화 과정도 보여줬다. 그는 "서울의 에너지를 상승하는 형태로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다.박경미 PKM갤러리 대표는 "일상품으로 낯설어보이게 하는 팝아트를 구현하셨던 20세기의 대가 한분이 떠나셔서 안타깝다"며 "한국 전시를 준비하면서 뉴욕 스튜디오에서 작가와 따님을 뵈었을 당시 부인을 잃은 상실감에 우울해 하시던 모습이 떠오른다"고 밝혔다.출처 : https://n.news.naver.com/article/009/0004993383?sid=103